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텍사스촌’ 성매매 집결지에서 강제철거에 반발한 여성들이 새벽부터 천막 농성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17일 오전 6시경, 서울 성북구청 앞 천막농성 현장에 경찰차 1대가 도착하자 ‘미아리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 소속 여성들과 지지자 30여 명이 천막을 둘러싸고 저항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는 살고 싶다”, “죽음을 불사하고 싸우겠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 접근을 저지했다.
현장에는 수면복 차림의 여성들이 천막 안에 누워 있었으며, 외부에는 ‘건물주는 각성하라’,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죽음으로 싸우겠다’는 팻말과 현수막이 내걸렸다. 붉은색 나시 원피스가 옷걸이에 걸려 상징물로 활용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후 교통경찰과 성북경찰서 형사과 인력까지 투입해 총 3대의 경찰차와 10여 명의 경찰관을 현장에 배치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채증 활동에 “불법 채증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은 “무슨 행위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채증부터 하는 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측은 “시위 신고는 오전 9시부터로 확인돼, 적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전날 서울북부지방법원과 성북구청이 진행한 명도집행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성북구는 수차례 이주와 자진 철거를 요구했으나, 해당 지역 일부 업소가 이에 응하지 않자 법적 절차에 따라 강제 집행에 나섰다.
한편, 서울시와 성북구는 해당 집결지 정비 이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복지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거주 여성들과 시민단체는 “대안 없는 퇴거는 생존권 박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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