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권의 국제적 위상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부터 이어진 하락세는 2025년 들어 더욱 뚜렷해지며, 순위가 11위에서 39위까지 떨어졌다.
이번 순위는 국제 시민권 컨설팅업체 ‘노마드 캐피털리스트’가 발표한 ‘여권 지수’에 따른 결과다. 해당 지수는 ▲비자 면제국 수(50%) ▲세금 정책(20%) ▲국제적 인식(10%) ▲이중국적 허용 여부(10%) ▲개인의 자유(10%) 등 다섯 가지 기준을 종합해 199개 국가와 지역을 평가한 것이다.
노마드 캐피털리스트는 세계 각국의 세무 당국, 유엔 인간개발지수, 세계 행복 보고서 등 20개 출처의 자료를 기반으로 점수를 산출하며, 총점은 10점에서 50점 사이로 매겨진다. 이 가운데 비자 항목만은 단순히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 수를 기준으로 한다.
한국 여권은 2020년 11위를 기록한 이후 2021년과 2022년에는 12위를 유지했으나, 2023년 21위, 2024년 32위로 하락했다. 올해인 2025년 평가에서는 39위까지 떨어지며 4년 만에 28계단이나 하락했다.
반면 상위권은 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아일랜드가 1위, 스위스와 그리스가 공동 2위, 포르투갈 4위, 몰타와 이탈리아가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말레이시아와 함께 37위, 중국은 119위, 북한은 192위에 머물렀다.
한편, 여권의 순위를 평가하는 지수는 하나가 아니다. 영국의 글로벌 시민권 자문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함께 발표한 ‘헨리 여권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전혀 다른 평가를 받았다. 이 지수에서 한국은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헨리 지수는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 수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며, 한국은 현재 192개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다.
싱가포르가 195개국으로 1위, 일본이 193개국으로 2위를 기록하면서 헨리 지수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다.
결국 여권의 국제 순위는 평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단순한 순위보다도 그 안에 담긴 평가 요소와 맥락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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