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사흘째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머물며 퇴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중반쯤 관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 인용 결정 이후에도 한남동 관저에서 짐 정리 등 퇴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정리할 짐이 많고, 주말은 넘길 것 같다”고 전했다.
현행법상 탄핵 인용 후 전직 대통령이 관저를 언제까지 비워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탄핵 인용 후 약 56시간 만에 청와대를 떠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전 거주했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저는 757가구 규모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과거 한남동 관저 공사 기간 동안 윤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출퇴근했다.
다만 아크로비스타가 공동주택이라는 점에서 경호동 설치 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관련법에 따르면, 재직 중 탄핵으로 퇴임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유지된다. 과거에도 경호처는 해당 아파트를 특별 경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경호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경호가 보다 용이한 별도의 거처를 물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경호처는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전직 대통령에게 맞는 경호 활동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전날 관련 회의를 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경호 인력 및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퇴거 시점과 장소에 대한 공식 통보는 받지 못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대통령실 홈페이지, SNS, 각 부처에서도 윤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변경하는 ‘흔적 지우기’ 작업이 시작됐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로, 접속 시 ‘서비스 점검 중’이라는 문구만 표시된다.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공식 SNS 계정의 소개글도 기존의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입니다’에서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입니다’로 수정됐다.
국방부는 군부대 지휘관 집무실과 회의실에 걸려 있던 윤 전 대통령의 사진을 철거하라고 지시했으며, 외교부도 각 재외공관에 비치된 사진을 철거하도록 통보했다. 대통령 직무 정지 기간에도 매주 일요일 열리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는 이날은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최근 한남동 관저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약 1시간 동안 차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으며, 나 의원은 “재판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고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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