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업계가 적자에 허덕이는 원인으로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가 지목됐다.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전환되면서 면세점에서 대량 구매하는 방식 대신 저가형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일회계법인이 22일 발표한 ‘보릿고개 넘는 K-면세점, 위기진단과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중국 관광객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73.4%를 차지했다. 이는 대량 구매 후 중국에서 재판매하는 ‘다이궁(보따리상)’이 많았기 때문으로, 면세점들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알선수수료를 지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소형 다이궁 입국이 제한되면서 기업형 다이궁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 문제가 대두됐다. 2021년 외국인 객단가는 2555만원에 달했으나, 2022년 1049만원, 2023년 184만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8만원까지 떨어졌다. 보고서는 이를 다이궁 비중 감소로 해석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관광·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보다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개별 여행이 주류로 자리 잡았으며, MZ세대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SNS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면세점보다는 다이소, 올리브영 등 로드숍에서 소액 소비를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결제 업종 순위를 보면, 면세점은 2019년 1위에서 2023년 3위로 밀려났으며, 백화점도 3위에서 7위로 내려왔다. 반면 편의점은 4위로 상승했다. 이는 중국 관광객들이 고가품 구매에서 실속형 소비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면세사업 정상화를 위해 면세사업 운영사를 줄이거나, 기존 면세사업자들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시내 면세점 운영자 간 JV 설립을 통해 물품 소싱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 면세점에 대해서도 품목별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해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체 관광객과 다이궁 의존도가 높은 시내 면세점에 대해서는 철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이었지만, 이제는 송객수수료가 면세점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 트렌드가 개별 관광으로 바뀌면서 시내 면세점을 패키지 여행 코스에 포함시키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실효성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송객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시장감시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는 K-콘텐츠 관련 중소기업 제품을 면세로 구입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 형태의 면세점 운영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공항 면세점의 일부 공간을 K-콘텐츠 굿즈나 인기 품목을 위한 팝업스토어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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