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본 정치계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로의 정권 교체라는 중요한 변화를 맞이했다. 자민당 내 비주류 출신으로 총리에 오른 이시바는 소수내각의 한계를 직면하며 일본 정치 전반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시바 내각의 출범은 일본 국내 정치, 한일관계, 북일관계에 각각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2025년에도 그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시바 소수내각 출범과 자민당의 위기
2023년부터 이어진 자민당 내부의 정치자금 스캔들은 아베파(清和政策研究会)를 중심으로 한 최대 파벌의 약화를 초래했다. 주요 인물들이 체포되고 당내 처벌이 이어지면서 자민당은 국민 신뢰를 잃었고, 기시다 총리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2024년 9월, 이시바 시게루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고이즈미 신지로 등을 제치고 총재로 선출되었으며, 10월에는 총리로 취임했다. 그러나 같은 해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정권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이시바 내각은 야당과 협력하지 않으면 국정 운영이 어려운 ‘소수내각’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외교안보정책의 한계와 한일관계
이시바 총리는 취임 전 ‘아시아판 나토’ 구상, 미일 지위협정 개정, 북일 연락사무소 설치 등 독자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내세웠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확대와 핵 공유 문제는 국내외적으로 제약이 많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한편, 한일관계는 윤석열-기시다 정부 시기에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시바 총리 취임 후에는 새로운 과제를 맞이했다. 이시바 총리의 전향적인 과거사 인식이 기대를 모았으나,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강제동원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한일 간 과거사 문제 해결의 난항을 보여주었다.
북일관계: 지속되는 교착상태
북일관계에서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시다 정부 시기 비공식 접촉이 이루어졌지만, 공개적으로는 큰 진전이 없었다. 이시바 총리는 북일 연락사무소 설치를 통한 점진적 접근을 제안했으나, 일본 내 보수세력의 반발로 구체적인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5년 일본 정세 전망
이시바 소수내각은 야당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정국 운영을 시도하겠지만, 정치개혁, 헌법개정 등 주요 현안에서 주도권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미일관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계 재구축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에서는 이시바 총리의 약한 정권 기반과 한국 내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양국 협력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또한 북일관계는 일본 국내 정치 상황과 대외 환경의 복잡성으로 인해 교착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
한국 정부는 이시바 내각의 한계를 고려하면서도, 일본의 과거사 인식 발전을 유도하고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북일관계에서는 한국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며, 북한과 일본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한 대외정책에서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