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LA 웨스트할리우드에서 바라본 화재 현장의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 ‘LA 화재’는 진압이 완료된 후에도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JP모건은 이번 화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500억 달러(약 7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경제적 타격만큼 공중 보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규모 화재로 인해 대량의 산불 연기가 발생하며 공기 질이 악화됐고, 이는 건강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산불 연기에 포함된 다양한 유해물질이 폐 기능 저하, 심혈관질환, 암 등의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산불 연기의 유해물질과 건강 위험
산불 연기에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탄화수소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번 LA 화재는 도심으로 확산되며 플라스틱, 건축 자재, 전자제품 등의 연소로 인해 중금속, 다이옥신, 퓨란과 같은 유해물질도 대량 배출됐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LA 지역에서 일일 사망률을 최대 15%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수준의 대기오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침, 호흡 곤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폐 질환 및 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폐렴,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는 환자들과 어린이는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되며, 임산부 역시 태아 발달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성균관대 의대 연구팀은 2023년 발표한 논문에서 산불로 인한 산소 부족이 태아 체중 감소 및 발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지구적 문제로 확산되는 산불
산불의 연기는 단순히 발생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호주 모나시대 연구팀은 전 세계 초미세먼지의 약 6.1%가 산불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초미세먼지에 노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의 빈도와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산불 발생을 줄이기 위해 기후 변화 대처 전략을 강화하고, 동시에 건강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 지침과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LA 화재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경제적, 건강적, 환경적 도전에 직면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극명히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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