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최대 한인 상권인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이 관광객 증가와 함께 외형은 크게 성장했지만, 정작 음식의 질과 한국적 정체성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신오쿠보에는 현재 수백 개의 한식당과 카페, 한국 식품점이 밀집해 연간 수많은 일본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다. 그러나 현장을 찾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 간판만 있을 뿐 실제 운영은 달라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은 인력 구성이다. 상당수 식당에서 한국인 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종업원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는 일본의 만성적인 인력난과 외식업 구인난이 맞물린 결과지만, 한국 음식에 대한 이해도와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나온다.
음식 자체에 대한 불만도 이어진다. 육수나 찌개, 양념 등을 직접 만드는 대신 레토르트 제품이나 공장 생산 반조리 식품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식당마다 맛의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메뉴 역시 삼겹살, 치즈닭갈비, 양념치킨, 순두부찌개 등 비슷한 구성을 반복하는 곳이 많아 “어디를 가도 비슷한 맛”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환율과 원재료비, 인건비 상승이 반영되면서 식사 한 끼 가격은 한국 주요 도시보다 높은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비해 음식의 완성도와 만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의 코리아타운과 비교되기도 한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이나 뉴욕 코리아타운은 한인 이민사회가 오랜 기간 형성되면서 다양한 지역 출신 셰프와 가족 경영 식당들이 경쟁해 왔다. 냉면 전문점, 설렁탕 전문점, 곰탕집, 순댓국집, 간장게장 전문점 등 전문성이 높은 식당이 많고, 직접 육수를 끓이거나 전통 조리법을 유지하는 곳도 적지 않다.
반면 신오쿠보는 K-팝과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관광형 상권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회전율과 대중성을 우선하는 구조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전문 한식보다는 누구나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메뉴가 중심이 되고, 맛의 차별화보다 운영 효율성이 우선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오쿠보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풍’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음식의 품질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외식업 관계자는 “관광객은 처음에는 분위기를 찾지만 결국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것은 음식의 맛”이라며 “신오쿠보도 미국 코리아타운처럼 지역별 한식과 전문 식당이 다양하게 발전해야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