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 숨진 남성이 사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확정 판결 이후 20년 만의 뒤집기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이 확정됐던 고 장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장씨는 2003년 7월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를 몰다 당시 명금저수지로 추락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8억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 사고로 판단했다.
1·2심과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05년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장씨는 줄곧 졸음운전에 따른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심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판단 근거가 된 핵심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봤다. 저수지에서 인양한 차량을 영장 없이 압수했으며, 영장주의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압수에 따른 감정 결과 역시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졸음운전 가능성을 배제하고 고의 살해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교차로에서 직진해도 저수지 추락이 발생할 수 있고, 순간적인 무의식 또는 반무의식 상태에서도 차량이 일부 조향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험 가입 사실과 경제적 어려움이 범행 동기로 제시됐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만으로 고의 사고를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한 현직 경찰관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재조명됐다. 2017년 유가족의 호소를 접한 경찰관이 자체 재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재심 전문 변호사가 사건을 맡아 네 번째 재심 청구 끝에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2024년 1월 대법원에서 재심 개시가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장씨는 재심 첫 공판을 앞둔 2024년 4월 형집행정지 당일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다. 향년 66세였다.
통상 피고인이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만, 이 사건은 궐석 상태에서 재심이 진행됐다. 무죄 선고로 장씨는 사망 이후에야 누명을 벗게 됐다.
검찰이 판결에 불복할 경우 항소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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