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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롭다?”…과학이 내린 냉정한 결론

최근 세계 각국의 보건 연구가 잇따라 ‘음주와 수명’의 상관관계를 재검토하면서, 한때 널리 퍼졌던 ‘하루 한 잔의 와인은 심장에 좋다’는 통념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데이터들은 오히려 “절대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는 결론으로 수렴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는 사람의 전체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3~4배 높다. 영국의 브레인 조직 분석에서는 주 8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기대수명이 평균 13년 짧을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랜싯(Lancet)》에 실린 대규모 분석에서는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수준이 주간 순알코올 100g(소주 약 5잔) 정도였고, 그 이상부터는 선형적으로 사망률이 높아졌다.

반면 ‘적당한 음주’의 이익을 입증하는 근거는 약하다. Jinhui Zhao 연구팀이 107개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하루 25g 이하의 음주는 금주자 대비 사망률 감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령층에서는 소량의 음주라도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일부 연구에서 과거 금주자 집단에 건강 악화로 술을 끊은 이들이 포함돼 ‘무음주자의 위험’이 과대평가된 사례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하루 한 잔이 수명을 몇 달 줄인다”는 단순한 표현은 통계적 평균을 과도하게 단순화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알코올의 위해는 개인의 체질, 질환 이력, 흡연·비만 등 복합 요인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그러나 암, 간질환, 심뇌혈관 질환, 치매, 사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학계의 의견이 일치한다.

결국 과음은 확실한 위험요인이며, 노년층일수록 독성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음주 자체보다 음주 빈도와 총량 관리, 금연과 규칙적 운동, 정기 건강검진을 병행하는 ‘위험 최소화 전략’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조언한다.

‘적당한 음주가 건강을 지킨다’는 믿음은 더 이상 과학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제는 한 잔을 마시기 전, 그것이 진정 즐거움인지 혹은 위험의 시작인지 되묻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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