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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성의 아이콘, 김어준 방송의 그림자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은 매일 아침 수십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끌어모으며 주요 종합일간지 발행 부수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확보했다.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실 관계자까지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이 그의 스튜디오 문을 두드린다. 김어준씨의 존재는 단순한 진행자를 넘어 정치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권력자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김씨는 스스로 “나는 편파적이다. 다만 그 과정은 공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편파성은 사회적 토론의 장을 넓히기보다는 진영 갈등을 증폭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방송은 ‘우리 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저편’의 잘못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이는 기성 언론의 ‘기계적 중립’에 대한 불신을 자극해 팬덤을 결집시키지만, 동시에 정치적 혐오와 증오를 키우는 부작용을 낳는다.

지난 1년간 그의 방송에는 100명이 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00회 이상 출연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김어준 방송에 나서야만 존재감을 인정받는다”는 말이 돌 정도다. 실제로 방송은 단순한 해설을 넘어 특정 행동을 촉구하는 ‘지시등’ 역할을 한다. 대법관 탄핵 청원이나 사면 운동 링크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된 사례는 언론이라기보다 정치 행위자에 가까운 모습을 드러낸다.

김씨의 영향력은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에서도 확인된다.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맞붙은 전당대회에서 김씨의 발언과 방송 태도는 특정 후보 편향 논란을 낳았다. 외부의 적을 공격할 때는 용인되던 편파성이 내부 경쟁에서는 곧바로 불공정성 시비로 이어졌다. 이는 김씨가 단순한 해설자가 아니라 당내 권력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방송은 정치 비판을 무겁고 진지한 ‘투쟁’에서 조롱과 풍자의 ‘쇼’로 바꿔놓았다.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도 있지만, 동시에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데 일조했다. 정치가 타협과 대화의 과정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상대를 비웃고 낙인찍는 극단적 양상만 남았다. 김씨의 영향력을 전적으로 탓할 수는 없으나, 그의 방송 스타일이 팬덤 정치와 극단적 갈등을 촉발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문제는 한국 언론 생태계 전체에 있다. 기성 언론이 깊이 있는 분석과 설득력 있는 기사를 제공하지 못한 공백을 김씨가 채운 것이다. 그러나 그 방식은 ‘균형’이 아닌 ‘편파’였다. 언론이 스스로 권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김씨와 같은 인물에게 의제 설정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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