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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결속, 한국 외교에 새로운 시험대

북한, 중국, 러시아 정상이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한자리에 선 장면은 국제정치 지형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망루에 오른 것은 1959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반미라는 공통분모를 내세우며 사실상 ‘반서방 연대’를 과시했다.

주목되는 것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졌다는 점이다. 2018~2019년 양측이 다섯 차례 회담을 가졌을 때마다 언급되던 비핵화가 이번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북한이 이미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굳힌 상황에서 중국마저 태도를 바꾼다면, 향후 북핵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군축 논의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든든한 후원자를 확보한 북한은 미국과 대화할 동기가 더욱 줄어든 셈이다. 이 경우 한국이 의존해온 ‘미국이 피스메이커, 한국은 페이스메이커’라는 외교 전략도 힘을 잃을 수 있다.

이제 시선은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향한다. 한국은 이 회의를 한미중 정상이 동시에 모이는 외교 무대로 삼으려 한다.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속에, 한중정상회담과 미중정상회담 모두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특히 시 주석이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발언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언급을 피하면서도 한반도 평화 유지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만약 경주 APEC에서 미중 정상이 대북 메시지를 조율해 공동으로 내놓는다면,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으로 이끌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북중러 밀착으로 한국 외교의 부담은 커졌다. 하지만 동시에 경주 APEC 외교전을 통해 한국이 중재자이자 조정자로서의 외교력을 시험받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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