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과 이 중 1천500억 달러를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배정하는 방안이 조선업계의 주요 카드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과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뚜렷이 대비됐다.
김동관 부회장은 협상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미국 출장길에 올라 직접 협상 지원에 나섰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 명칭을 ‘한화필리십야드’로 변경하고, 현지 생산량 확대를 가속화하며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현장 방문을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이 같은 행보는 한화그룹의 그룹 지배구조 안정화와 맞물려 더욱 힘을 받았다.
반면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국내에서 태스크포스 운영과 기술 협력에 집중하는 ‘정중동’ 전략을 펼쳤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함정 건조 기술 협력 양해각서 체결에 주력하며, 실질적 투자 실적보다는 장기적 기술 이전과 파트너십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두 그룹의 지배구조 차이도 존재감 격차를 설명하는 요소다. 김 부회장은 최근 한화 지분율을 9.77%까지 끌어올려 실질적 최대 주주로 부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현지 투자를 이끌어냈다. 반면 정 수석부회장은 약 6.12% 지분율로 그룹 내 영향력이 안정적이나, 지분 확대를 통한 즉각적 의사결정 권한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 국면을 계기로 빅3 조선사 모두가 협력과 경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향후 마스가 프로젝트의 세부 방안을 논의하는 TF가 본격 가동되면, 각사의 전략 조율과 역할 분담이 실제 투자 유치와 협력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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