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자산시장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와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통적 ‘산타 랠리’를 이어가는 반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횡보와 약세 우려 속에 연말을 맞고 있다.
26일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9만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8만달러 중후반대에서 거래되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중 고점 대비 낙폭이 확대되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대규모 옵션 만기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며 거래량과 유동성 모두 위축된 모습이다.
반면 뉴욕 증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S&P 500과 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연말을 앞두고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견조한 미국 경기 지표와 기업 실적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Apple와 Nike 등 대형주의 주가 움직임이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안전자산의 상징인 금도 강세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자금이 실물자산으로 이동하며 금값은 연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이 가상자산을 크게 웃돌며 ‘디지털 금’으로 불렸던 비트코인의 서사와 대비된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부진을 단기 조정이 아닌 추세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주요 온체인 지표가 약화되고 장기 이동평균선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추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말 옵션 만기 이후 8만5000달러 안팎의 지지선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내년 초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통 자산이 ‘산타 랠리’를 누리는 사이, 비트코인은 시험대에 올랐다. 연말 이벤트가 마무리된 이후 자금 흐름이 다시 가상자산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아니면 약세장이 본격화될지는 새해 초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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