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에서 연중 이어지는 마쯔리(祭り,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다.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이 무대는 지역사회 정체성과 연대의 실천장으로, 사회학적으로 깊은 함의를 가진다.

마쯔리는 일본 사회의 집단주의 문화와 공동체 유대를 드러내는 대표적 장치다. 축제 준비에는 주민 자치회, 상인회, 청년단 등 지역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하며, 세대를 넘는 협업이 이뤄진다. 신사(神社)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신앙과 결합된 마쯔리는 종교적 신성성과 세속적 놀이가 동시에 펼쳐지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현대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공공성의 연극’으로 작동한다.
한편 마쯔리는 지역 간 경쟁과 정체성 재구성의 장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교토의 기온 마쯔리, 아오모리의 네부타 마쯔리, 오사카의 텐진 마쯔리 등은 도시 브랜드화와 관광 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축제의 상업성이 강화되면서, 전통과 현대, 공동체성과 시장논리 사이의 긴장이 지속적으로 표출된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령화 사회라는 구조적 변화도 마쯔리의 사회적 의미를 재편하고 있다. 젊은 층의 참여 감소로 인해 마쯔리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도 있는 반면, 일부 지역은 이주자나 외국인 노동자를 축제에 적극 포용하며 새로운 공동체 형성의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마쯔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지역사회의 축소판’이다. 일본 사회의 결속과 갈등, 정체성과 변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으로서, 마쯔리를 통해 오늘의 일본 공동체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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