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ost

재외국민 뉴스채널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54541

Advertisement

검찰 개혁 앞서 ‘캐비넷 청소’부터… 검찰 수뇌부 책임론 부상

윤석열 정부의 ‘검찰 공화국’ 시대가 저물며 검찰 조직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개혁 이전에 현 검찰 수뇌부가 먼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디넷(D-NET)’으로 상징되는 검찰의 불법적 정보 수집 및 저장 관행, 이른바 ‘검찰 캐비넷’ 문제다.

2023년 12월 검찰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발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 이진동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의 사무실과 휴대전화, PC 등에서 확보한 총 48기가바이트 분량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검찰 내부 서버인 디넷에 저장된 사실이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제기를 명예훼손으로 본 검찰의 대응은 비판 여론을 자초했다.

이후 경향신문 기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확보한 전자정보가 디넷에 통째로 저장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찰의 디지털 정보 수집·보관 행태는 광범위한 별건수사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됐다.

이른바 ‘검찰 캐비넷’의 존재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2019년 이석채 전 KT 회장 사건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별개의 사건에서 활용하려다 법원으로부터 “장기간 보관 및 재활용은 위법”이라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검찰은 디넷을 통해 참고인과 피의자, 수사 대상자들의 무관한 개인정보를 장기간 보관하고 활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 정부 들어 이 같은 관행이 더욱 심화됐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적이자 현직 대통령인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는 2년 넘게 이어졌고, 압수수색 횟수는 376건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의 전자기기와 자료가 검찰 손에 들어갔고, 그 중 일부는 수사와 무관함에도 캐비넷에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이 수사 개시 단계에서 무리하게 ‘입건’부터 하고 장기간 내사 상태로 두며, 사실상 별건수사 가능성을 열어두는 관행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이러한 비정상적 수사 관행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검찰 개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기소청·중대범죄수사청·공수처·국가수사본부 등으로 기능이 나뉘더라도, 디넷과 같은 불법 정보보관 시스템이 이식된다면 개혁은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새로운 수사기관 출범과 함께 기존 검찰이 보관 중인 개인정보 및 수사 무관 데이터에 대한 처리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는 ‘마스터플랜’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새로 부임할 수뇌부의 첫 과제로 ‘캐비넷 청소’가 요구된다. 불법 수집 정보를 폐기하고 내사 실태를 점검하는 등의 정비 조치가 없으면, ‘검찰권 남용 시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 하에서 발생한 검찰권 남용과 인권 침해 사례는 이제 국민적 심판대 위에 올랐다. 권력 위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 속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검찰 내부의 성찰과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 남기기

Korean Post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