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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참사와 관제사의 죽음, ‘하인리히 법칙’이 경고하는 항공안전 위기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관제사가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 열악한 처우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내 항공안전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경고로 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하인리히 법칙’의 현실적 사례로 지목하고 있다. 대형 사고 전에는 반드시 경미한 사고와 사소한 징후가 선행된다는 이 법칙에 따르면, 이번 자살 사건과 작년 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이륙 중단 사고는 단순한 ‘사건’이 아닌 ‘예고된 위험’으로 해석돼야 한다.

2024년 12월 무안공항에서는 조류 충돌로 인한 여객기의 이륙 중단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조류퇴치 인력 부족과 관제탑의 적절한 경고 미비가 겹치며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수백 명의 승객이 위험에 노출됐으며, 해당 사건은 국토부 특별조사단의 조사를 촉발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고가 ‘1’의 대형사고 전 ‘29’와 ‘300’의 징후 중 하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한국 항공관제 인력은 일본 대비 1/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관제소나 대구관제소 소속 관제사들은 국가 공무원이지만,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의 접근·출항 관제사는 한국공항공사나 인천공항공사 소속 비정규직 또는 정규직 직원으로 분리 운영되고 있다. 관제업무의 고위험성과 고강도 노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전문직 대우는 전무하며, 여전히 ‘최소인원, 최소휴식’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다.

관제사는 단순한 교통정리가 아니다. 조종사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며, 실시간으로 안전 운항을 지시한다. 하나의 오판이 수백 명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런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받는 업무 환경에서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적 안정은 필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신질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제도나 인력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항공안전 문제는 절대적으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채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무안참사와 인천 관제사의 죽음은 분명한 경고다.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는 식의 무관심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정부와 항공당국은 이제라도 항공관제 인력의 근무 환경과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구조적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경고’를 무시한 사회에 ‘참사’로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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