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는 반려동물에게도 말을 걸 정도로 대화를 좋아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와 대화를 나누며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챗GPT를 비롯한 AI 챗봇에서 감정적 위안을 얻거나 심지어 사랑에 빠졌다는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이는 컴퓨터나 AI가 사람처럼 행동할 때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이를 의인화하는 ‘일라이자 효과(ELIZA Effect)’로 설명된다.
1966년 탄생한 챗봇 ‘일라이자’의 영향
일라이자 효과는 고도화된 AI가 아니더라도 맥락에 맞게 반응하는 단순한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난다. 1966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조셉 바이젠바움 연구진이 개발한 챗봇 ‘일라이자(ELIZA)’는 이에 대한 대표적 사례다.
일라이자는 단순히 사용자의 말을 되받아 주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얻었다. 예를 들어 “내 남자친구가 나는 항상 우울해한다고 말해”라고 입력하면, 일라이자는 “네가 우울해서 유감이네”라고 답하는 방식이었다. 단순한 반응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공감을 느꼈고, 마치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반응은 일라이자가 단순한 프로그램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사람들은 인간 상담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일라이자에게는 부담 없이 이야기했다.
AI와의 감정 교류, 득과 실
일라이자 효과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다. AI와의 대화가 감정적 위안을 줄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2023년 벨기에 일간지 ‘라리브르’는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를 비관하던 한 남성이 AI 챗봇과의 대화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챗봇이 사용자의 비관적인 발언에 동조하며 문제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이후 챗봇 제작사는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AI와 인간의 감정 교류 연구 및 활용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및 심리학 분야에서는 일라이자 효과의 긍정적인 면을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아의 정서 발달, 노년층의 정신 건강 개선을 위한 AI 및 로봇 활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AI와 인간의 대화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정교한 감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향후 AI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미세한 표정 변화, 음성 톤 변화, 시선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기술이 결합되면서 AI와의 감정 교류가 더욱 풍부해질 가능성이 크다.
신중론도 여전…AI가 인간 대화의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
한편, AI가 24시간 대기하며 대화 상대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인간과의 실제 소통 방식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AI와의 감정적 교류가 인간과의 관계를 대체할 수 없으며, 오히려 고립감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AI 기술이 발전하며 인간과의 감정적 교류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다음 기관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상담 가능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