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듯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민본주의(民本主義)를 중요한 토대로 삼고 있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 인간다운 삶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즉 권력은 군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책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정치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민생을 챙겨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말하자면 민주주의의 본질은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민본주의 정신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맹자는 일찍이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장 가벼운 존재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군주의 권위보다 국민의 삶과 안녕을 우선시한 사상입니다. 2300년이 지난 오늘날 기준으로 봐도, 이는 매우 혁신적인 주장입니다. 말하자면 국민이 고통 받는 정치는 존재의 정당성을 잃은 것으로 여긴 것입니다. ‘민본주의는 이처럼 국민이 국정의 중심’입니다.
이러함에도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을 배반하고 권력을 사유화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즉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독재적 통치와 편가르기에 몰두하는 정치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권력은 오로지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으며, 신뢰를 잃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 행태는 공동체 전체에 깊은 불신을 남긴다는 점에서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순자는 일찍이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君舟民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때로는 배를 뒤집어 침몰시킨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권력이 국민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지지 속에서만 유지된다고 하는 일종의 경고입니다. 정치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는 형해화, 즉 형식만 남고 내용은 사라집니다. 정치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새삼 성찰할 때입니다.
김해영(철학박사‧문화정보학박사 : 수원미래발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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