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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비용’으로 보는 나라와 ‘자산 붕괴’로 겪는 나라의 차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을 두고 양측이 마치 대등한 전쟁 수행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전쟁은 단순히 무기와 병력의 숫자만으로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 회계의 언어로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핵심은 자산과 비용의 차이다. 같은 돈이라도 어디에 쓰였는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집을 사면 자산을 취득한 것이고, 식비로 쓰면 비용이 된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탄약을 쏟아붓는 것은 비용 지출이지만, 항만과 공장, 발전소, 도로, 주거지, 군기지 같은 실물 기반이 파괴되면 그것은 자산 손실이다.

이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 전쟁터의 위치다. 같은 규모의 군사비를 쓰더라도 전장이 상대국 영토에 형성되면 한쪽은 비용 증가로 끝날 수 있지만, 다른 한쪽은 국토의 자산 가치 자체가 무너진다. 전쟁이 국내에서 벌어지면 공장도, 도시도, 인프라도, 부동산도, 생산능력도 함께 손상된다. 반면 국외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쪽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더라도 본국 자산의 직접 훼손은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충돌을 단순히 ‘누가 돈을 더 많이 쓰느냐’의 문제로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전쟁이 어느 땅에서 벌어지느냐에 따라 회계처리는 완전히 달라진다. 한쪽에는 비용의 문제지만, 다른 한쪽에는 자산 붕괴의 문제가 된다. 숫자는 비슷해 보여도 경제적 상흔의 깊이는 같지 않다.

이 관점은 한반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분단체제는 정치적으로는 불완전하고 불편한 상태지만, 경제와 자산의 관점에서는 역설적으로 평화 유지 장치로 기능해왔다. 전면 충돌이 억제되는 한 산업시설과 주거지, 교통망과 금융시스템, 토지와 기업가치는 보전된다. 반대로 통일이 전쟁의 경로를 통해 이뤄지는 순간, 통합의 이익보다 자산 훼손의 비용이 먼저 현실이 된다.

결국 국가경제의 입장에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평화는 자산가치를 지키는 체제이며, 장기적으로는 그 가치를 상승시키는 조건이다. 전쟁은 총알과 미사일에 들어가는 돈만 따질 일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토와 산업, 시장과 신뢰라는 자산이 얼마나 훼손되느냐다. 전쟁을 비용의 언어로만 해석하면, 자산이 무너지는 순간의 충격을 끝내 과소평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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