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세제 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취임 당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기조와 달리,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간 상승 흐름을 보이자 직접 메시지를 내며 다주택자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대통령 발언의 초점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핵심 고리는 5월 9일 재개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다. 그동안 한시 유예로 매도를 미뤄온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도록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정상적 세제 혜택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손질도 같은 맥락이다. 등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일정 요건 아래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등록임대주택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에 일몰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혜택 종료 시점을 명확히 해 매도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내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유지 중인 등록임대 아파트는 2024년 기준 4만2000여 채로 파악된다. 이는 2024년 한 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약 5만6800건에 근접하는 규모다. 세제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간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거래 규제 완화 카드도 병행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거래를 일부 유연화하는 방안이다. 현행 제도는 주택 매수 시 4개월 이내 실입주 의무가 있어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사실상 거래가 어렵다. 정부는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입주 기한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차 만기가 남은 매물의 거래가 가능해지면 매물 저변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 세제 전반에 대한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행 제도상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의 과도한 감면에 대해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거주 중심 과세로 전환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완화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정책 효과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통계상 수도권 2주택 이상 보유자 비율은 2019년 15.6%에서 2024년 말 13.9%로 낮아졌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다주택자를 과잉 수요로만 규정할 경우 민간 임대 공급 축소와 월세 전환 가속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 부담이 급격히 높아질 경우 일부는 매도로 전환하겠지만, 다른 일부는 보유를 유지한 채 임대료 인상으로 비용을 상쇄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공급 정책의 시차도 변수다. 정부가 발표한 1월 29일 주택공급 대책은 서울 3만2000호 공급을 제시했지만 상당 물량이 2030년 이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입주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해 단기 수급 불균형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본격적인 공급 효과가 가시화되기 전 매수 심리를 억제하기 위한 구두 개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관건은 5월 이후 시장 반응이다. 세 부담이 현실화되면 매물 출회가 늘어 가격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거래세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 압박만 강화될 경우 매물 잠김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세제 개편이 실질적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으로 연결될지, 임대차 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는 후속 입법과 세부 설계에 달려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