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범죄에 휘말리는 사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담당하는 경찰 주재관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재외국민 보호와 국제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경찰 주재관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해외 경찰 주재관은 32개국 59명으로, 2022년 66명, 2023년 63명, 2024년 61명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신규 파견 예정 인원도 없는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타 부처 공무원의 경찰 주재관 파견이 가능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재외국민 피해 사건
경찰 주재관은 해외 공관 소속으로 근무하며 재외국민 보호, 국제 범죄자 검거 및 수사 공조, 현지 사법기관 협력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3년 5월 중국 베이징 주재관이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시음’ 사건 주범 이모 씨(27)를 중국 경찰과 공조해 체포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캄보디아 주재 경찰도 현지 경찰과 협력해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의 범인을 검거했다.
이처럼 경찰 주재관의 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 사건·사고에 연루된 한국인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재외국민 사건·사고 건수는 1만7662건으로, 전년 동기(1만5583건) 대비 13.3% 증가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9일 한인 교민이 현지 국가수사청과 이민청 직원으로 위장한 10여 명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에서 한국인 조직폭력배가 한인 교민을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나 홀로 파견’ 경찰, 업무 과부하 심각
그러나 경찰 주재관들은 인력 부족으로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14명, 미국에는 5명이 파견돼 있지만, 프랑스와 인도 등 25개국에는 단 1명만 배치된 상태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근무하다가 작년 8월 귀국한 김모 경감은 “매일 24시간 대기 상태로 국외도피 사범 첩보 수집, 사망자 시신 인도, 현장 출동 등 모든 업무를 혼자 책임져야 했다”며 “퇴근 시간이 의미 없을 정도로 업무 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확충 필요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 주재관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리핀 주재관을 지낸 A총경은 “외국 수사기관과 협력하려면 한국 경찰이 현지에서 직접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수”라며 “경찰 주재관의 유무에 따라 사건 대응 속도와 범죄 해결률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외국민 보호와 국제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경찰 주재관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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