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에는 특별한 계절이 찾아온다. 아카시아꽃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질 무렵이면 메릴랜드 주민들과 미식가들은 자연스럽게 체사피크만 블루크랩 시즌을 떠올린다. 현지에서는 “아카시아꽃이 피면 블루크랩이 가장 맛있을 때”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메릴랜드를 대표하는 해산물인 블루크랩은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조업이 이뤄지지만, 본격적인 성수기는 5월부터 8월까지다. 특히 초여름 시기의 블루크랩은 살이 꽉 차고 풍미가 뛰어나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체사피크만에서 잡히는 블루크랩은 선명한 푸른빛 껍데기가 특징이다. 메릴랜드 지역 마트와 수산시장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신선한 블루크랩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지역 식당들도 본격적인 크랩 시즌에 돌입한다.
메릴랜드 주민들에게 여름은 ‘맥주와 블루크랩의 계절’로 통한다. 현지에서는 블루크랩을 깨끗이 씻어 찜통에 찐 뒤, 메릴랜드 명물 시즈닝인 Old Bay를 듬뿍 뿌려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버터 소스에 찍어 먹거나 차가운 맥주와 곁들이는 문화도 널리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체사피크만 인근 식당가에서는 일정 금액만 내면 원하는 만큼 블루크랩을 먹을 수 있는 ‘올 유 캔 잇(All You Can Eat)’ 식당들이 여름철 성황을 이룬다. 관광객들은 신문지 위에 수북이 쌓인 크랩을 망치로 깨가며 현지식 식문화를 즐긴다.
블루크랩은 암수에 따라 명칭도 다르다. 메이트를 하지 않은 암컷은 ‘셀리(Sally)’, 교미한 암컷은 ‘숙(Sook)’, 수컷은 ‘지미(Jimmy)’라고 부른다. 배 부분 무늬 모양으로 구분하는데, 셀리는 ‘V’자, 숙은 ‘U’자, 지미는 ‘T’자 형태를 띤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살이 많은 수컷 크랩의 선호도가 높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반면 한국 소비자들은 알이 꽉 찬 암컷 크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지 어민들 사이에서도 풍어 시기에는 암컷보다 수컷 위주로 잡는 경우가 많다.
현지 주민들은 보름달 시기를 피해 크랩을 먹는 문화도 있다. 블루크랩이 산란과 교미 활동에 집중하는 시기에는 먹이 활동이 줄어 살이 덜 찬다고 보기 때문이다.
메릴랜드의 여름 풍경에서 블루크랩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체사피크만의 바다 풍경과 갈매기, Chesapeake Bay Bridge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크랩 파티는 메릴랜드를 대표하는 계절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메모리얼데이 연휴와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에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블루크랩 가격도 연중 최고 수준까지 상승한다. 현지에서는 “맥주와 블루크랩이 없으면 메릴랜드의 여름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블루크랩은 지역의 상징적 음식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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