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마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렁이 계열의 잡종견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길고 넉넉한 귀와 황갈색 털을 가진 이 개들은 특정 품종이 아니라 수십 년간 자연 교배를 거쳐 온 ‘토종 잡종’으로, 농가의 예방적 수호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첫째, 생존력이다. 단일 품종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해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도 마당을 지키며 외부 침입자를 경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둘째, 건강 관리 부담이 적다. 순수 혈통견에 비해 유전병 발생률이 낮아 백신과 정기 검진 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농번기철 바쁜 농부들에게는 매일 목줄을 채우고 건강 상태를 세밀히 점검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 속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셋째, 사람에 대한 충성심.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돌보는 이 개들은 마치 공동체의 일원처럼 행동한다. 낮에는 논밭을 순찰하고 밤에는 가로등 아래에서 잠을 청하며, 아이들이 집 앞에서 뛰놀 때도 한눈에 지켜본다.
하지만 반려문화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시골 잡종견의 입양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유기견 보호소로 가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는 농촌 인구 감소와 맞물려 잡종견의 존재 가치가 오히려 위축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농촌 마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누렁이 잡종견 역할이 크다”며, “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입양 활성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농가의 일손이 부족해지는 현실 속에서 토종 잡종견이 보여주는 ‘튼튼함’과 ‘충실함’이야말로 시골 공동체의 숨은 자산임을 잊지 말아야 할 때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