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각) 백악관이 ‘실험실 유출’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바이러스 기원이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라고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게시물은 2020년 코로나19 발발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실험실 유출설을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게시물은 특히 2019년 가을 WIV 소속 연구원들이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는 점, WIV가 돌연변이 바이러스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을 근거로 삼고 있다. 이는 지난해 공화당 주도로 하원 감독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백악관은 해당 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링크도 제공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썼고,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그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중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미국 정보당국은 여전히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통일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에너지부, 중앙정보국(CIA)은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반면, 국가정보위원회(NIC) 등 일부 기관은 자연발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권 반응은 분분하다. 민주당 측은 백악관의 공식 게시에 대해 비판적이다. 라울 루이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번 게시물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 초기 대응 실패를 덮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원 보고서 발표 당시에도 서명을 거부한 바 있다.
여론은 실험실 유출설에 기울고 있다. 2023년 실시된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6%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에 신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과학적 결론보다는 정치적 해석이 우선시되는 양상이다. 백악관의 이번 행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중국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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