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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후 재고용 확산…기업은 인력 효율, 노동계는 ‘꼼수’ 반발

Two factory workers wearing hard hats and safety glasses examine blueprints in a workshop.

정년 이후 퇴직자를 숙련 계약직 형태로 다시 고용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기업과 소득 공백을 줄이려는 고령 근로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근에는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노사 합의를 통해 내년부터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춘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 이후 최대 1년간 근무할 수 있는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도 유사한 제도를 정착시키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임단협을 통해 다자녀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 후 재고용을 제도화하며 기존 ‘시니어 트랙’을 확대했다.

고용노동부 집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하다.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장 가운데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 비율은 2021년 27.2%에서 지난해 40.6%로 상승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은 59.2%가 해당 제도를 운영 중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숙련 인력을 기존 임금의 60~80%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높다. 근로자 역시 국민연금 수급 시점까지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고, 재취업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저연차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숙련 인력의 현장 경험은 여전히 대체가 어렵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노동계는 이를 사실상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년 후 재고용이 1년 단위 계약직 형태로 운영되면서 안정성이 떨어지고, 기존 근로조건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노동계는 정년을 65세까지 법적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계는 임금체계 개편 없이 정년만 연장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60~64세 고용 유지에 연간 30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 내부에서는 고령 인력 유지가 신규 채용 여력을 감소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 고용 위축 가능성도 논쟁거리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정년 60세 의무화 이후 청년 고용이 1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식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본은 2006년 고령자 고용안정법 개정을 통해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하면서도 정년 폐지, 정년 연장, 재고용 가운데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일본 기업의 99.9%가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 중 67%가 재고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고용 유연성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연계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노동시장 개편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고령층의 계속근로가 가능할 경우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이 최대 1.4%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산업과 기업 규모별 여건을 반영한 유연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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