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보잉 777-300ER 여객기의 이코노미 좌석 배열을 기존 ‘3-3-3’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이코노미 좌석은 ‘3-4-3’ 배열로 바뀌고 좌석 폭이 18.1인치에서 17.1인치로 줄어들 예정이었으나, 소비자 반발과 규제 당국의 압박 속에 사실상 철회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1대의 777-300ER 개조 계획을 발표하며 프리미엄 이코노미 40석 신설과 함께 이코노미 좌석을 ‘3-4-3’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좌석 폭 축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실익 없는 일반석 희생”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장거리 노선 경쟁력 악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항공사 다수가 여전히 ‘3-3-3’ 배열을 유지하는 사례와 비교돼 대한항공의 ‘국제 표준’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움직였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좌석 축소가 소비자 후생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다각도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조건 중 하나인 공급 좌석 90% 이상 유지 여부도 주요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조건 불이행 시 결합 취소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로써 개조를 마친 1호기는 예정대로 오는 9월 17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투입되지만, 나머지 10대는 이코노미 좌석 ‘3-3-3’ 배열 유지 전제로 재검토에 들어간다. 프리미엄석 도입은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이코노미 ‘3-4-3’ 확대는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남은 10대 기재의 좌석 개조 방향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장거리 노선 경쟁력 유지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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