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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쥐약

현대의 쥐약은 과거의 단순한 독극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용 기전과 안전 장치를 갖춘 제품들로 발전했다. 주로 사용되는 성분은 크게 항응고제 계열과 비항응고제 계열로 나뉘며, 각각 장·단기 효과와 비표적 동물에 대한 위험성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항응고제 계열
이 계열의 대표적 성분은 브로디파쿰(brodifacoum), 브로마디올론(bromadiolone), 디펜다이온(diphacinone) 등이다. 이들은 비타민 K의 순환을 방해해 혈액 응고 인자의 합성을 저해함으로써 내부 출혈을 유발한다. 복용 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설치류가 의심 없이 먹고 돌아다니다가 사망하게 되며, 한 번에 다량을 섭취하지 않아도 반복된 소량 섭취로 치사량에 도달할 수 있다. 다만 비표적 포식자가 설치류를 섭취할 경우 2·3차 중독(risk of secondary poisoning)이 발생할 수 있어 야생 동물과 반려동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항응고제 계열

  1. 콜레칼시페롤(cholecalciferol)
    비타민 D₃ 계열 독성 물질로, 과다 복용 시 혈중 칼슘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장·심혈관계에 손상을 일으킨다. 항응고제보다 작용이 빠르지만, 고농도 칼슘이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어 비표적 중독 우려가 있다.
  2. 브로말린(bromethalin)
    중신경계 독물로 세포 내 수분 균형을 무너뜨려 뇌부종과 척수부종을 일으킨다. 단일 복용으로도 급성증상이 나타나며, 항응고제와 달리 비타민 K로 해독할 수 없어 특별한 해독제가 없다.
  3. 아연 인화물(zinc phosphide)
    위산과 반응해 인화수소가스를 발생시켜 호흡계를 직접 손상시킨다. 극히 빠른 작용 속도가 장점이나, 가정 내 사용 시 어린이·반려동물 중독 위험이 크다.


항응고제 계열의 경우 2·3차 중독으로 인해 맹금류·야생 동물에게 까지 피해가 확산된다. 다수 국가에서는 사용 제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는 안전용 함정형 제품 또는 전자식 포획기를 병행 사용하도록 권고받는다. 비항응고제 계열은 비표적 동물 중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잡식성 반려동물과 어린이가 출입할 수 없는 장소에만 배치해야 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유럽연합(EU)은 2세대 항응고제에 대한 판매·사용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해성 낮춘 저독성 제품, 생분해성 유인제, 전자 포획기 등 비화학적 대체 방안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통합방제(IPM) 기법을 통해 물리·환경 관리와 화학적 방제를 조합할 것을 권장한다.
오늘날의 쥐약은 인체·환경 안전과 방제 효율을 모두 고려해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는 제품별 특성과 작용 기전, 중독 위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비화학적 방제 기법을 병행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설치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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