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출범 초기 내세웠던 ‘검찰기득권과의 전면전’ 구호는 확실한 전선을 제시했지만, 당내 현실 정치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분열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당직자 성비위 사건과 직장내 괴롭힘 논란, 세종시당 갈등은 조직 내부의 민주성과 소통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성비위 사건이었다. 징계는 내려졌지만 피해자 보호나 복귀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당 외부 인권특위의 권고안은 4주가 지나도록 TF 구성 외에 진전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사건 처리과정에서 피해자를 도운 인물들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되거나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은 공당이면서도 피해자의 입장을 외면한 채 조직의 ‘질서유지’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불거진 것이 김갑년 세종시당 위원장 사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조국 전 장관의 제안으로 입당했으며, 항일의병장 이강년 선생의 외손으로 역사적 상징성을 갖춘 인물이다. 그러나 당 운영에 대한 비판과 내부 쇄신 요구가 당내 반발을 불러왔고, 결국 상호 제소전으로 번졌다.
당 지도부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세종시당 운영위원들을 윤리위에 회부했고, 이에 김 위원장도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황현선 사무총장, 특별감사 진행자 등을 맞제소했다. 당은 최고위 결정을 통해 세종시당 운영위의 재신임 절차도 불허하면서 지역조직의 자율성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당원 간 소통창구인 게시판 하나 없이 지역별, 커뮤니티별로 파편화된 정보가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진실을 모른다’는 이유로 침묵하던 분위기는 ‘질서유지’를 이유로 비판을 억누르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이면에는 당의 민주적 운영 원칙이 부재하고, 비판을 조직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폐쇄적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 보호보다 내부 단속을 우선하는 태도, 당헌당규의 경직된 해석, 중앙당 중심주의는 혁신당이 스스로 내세웠던 가치와 점점 멀어지는 흐름이다.
김갑년 위원장은 30일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조국의 복귀가 당내 갈등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사면이 임박했으니 내부 갈등은 덮자는 주장도 있지만, 갈등의 뿌리는 조국 전 대표 개인이 아닌 당 운영의 구조와 문화에 있다는 점에서, 사면이 내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조국혁신당이 ‘정의’를 외치며 출범한 지 불과 반년도 지나지 않아, 정의의 실천과 조직 질서 사이의 모순된 선택지 앞에 서 있다. 지금 이 정당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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