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부장판사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 자체는 원칙적으로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지만, 그 내용과 실행이 헌법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이었다면 형법상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19일 1심 선고에서 지 부장판사는 “비상계엄이라 하더라도 국회의 권한과 행정·사법의 본질을 침해할 수 없다”며 “형법 91조 2호가 정한 국헌문란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국회의원·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은 모두 합쳐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군 병력의 국회 진입을 중대한 위법 행위로 규정했다. 헬기를 이용한 국회 경내 진입, 출입 통제 과정에서의 물리적 충돌, 체포를 위한 장비 구비 및 차량 이동 등 일련의 행위가 “서울과 수도권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을 행사한 폭동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 부장판사는 “윤석열이 국회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마비시키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가졌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일부 폭동 행위에 개별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대법원 판례에 따라 내란죄 책임을 모두 부담한다”고 밝혔다.
피고인 측은 탄핵 정국과 예산 삭감 등을 국가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며 자유민주주의 수호 목적의 계엄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다른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며 “12·3 비상계엄은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해당 사태를 “위로부터의 내란”, 이른바 친위 쿠데타로 평가하며 위험성이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류경진 부장판사 역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다수인이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한 내란 행위”라고 판단했다.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한 행위가 내란 가담에 해당하며, 이후 은폐와 위증까지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이로써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1심 재판에서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 일관되게 내란죄가 인정됐다. 사법부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이 헌법상 권한이더라도, 그 행사 방식과 목적이 헌정질서를 침해했다면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기준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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