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천 작가가 선보인 ‘비인간들의 심해’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 ‘하나의 몸, 무수한 얼굴’은 인간 존재의 다층적 정체성을 심해라는 상징적 공간에 투영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41.0 × 27.3cm 크기의 오일 온 캔버스 작품은 하나의 신체 안에 복수의 얼굴을 중첩시키며, 고정된 자아 개념을 해체하는 시도를 드러낸다.
화면 속 형상은 명확한 개체로 규정되지 않는다. 얼굴들은 서로 분리되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덩어리로 응집되어 있으며, 이는 현대 사회 속 개인이 겪는 정체성의 분열과 중첩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심해’라는 설정은 외부로부터 단절된 내면 세계를 암시하며,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비인간적 존재의 시선을 강조한다.

김 작가는 그간 다수의 전시를 통해 실험적 회화 작업을 이어왔다. 단체전 20회를 비롯해 국제 한일 미술 교류전 5회 참여, 오사카 4인전, 홍대 나비 갤러리 2인전, 개인전 등 다양한 전시 이력을 쌓아왔다. 이러한 전시 경험은 그의 작업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동아시아 미술 교류 속에서 확장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형상 실험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나의 몸에 깃든 수많은 얼굴은 개인이 처한 사회적 역할과 내면적 욕망의 충돌을 상징하며, 관람자에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묻게 한다.












댓글 남기기